
사슴벌레! 학명을 되찾다?
Lucanus dybowski dybowski Parry, 1873 사슴벌레
Lucanus dybowskyi Parry, 1873: 335. (TL: Dauria, the district of the Amur River). [original combination]
Lucanus maculifemoratus Motschulsky, 1861: 9; Heyden, 1887: 250; Cho, 1931: 57; Kono, 1935: 162; Miwa, 1929: 73; Miwa, 1932: 318-319; Masui, 1942: 66; Cho, 1957: 3; Cho, 1969: 605-606. [misidentification]
Lucanus taiwanus Miwa, 1936: 2; Masui, 1942: 67. [misidentification]
Lucanus dybwoskyi: Didier and Séguy, 1953: 80; Kim, 1978: 312. [original combination]
Lucanus maculifemoratus ab. dybowskyi: Benesh, 1960: 144. [subspecific status established]
Lucanus maculifemoratus dybowskyi: Maes, 1992: 18; Mizunuma and Nagai, 1994: 215; Kim and Kim, 1998: 23; Kim, 2000: 21; Bartolozzi and Sprecher-Uebersax, 2006: 65; Kim and Kim, 2010: 77; Kim and Kim, 2014: 35. [subspecific status established]
Lucanus dybowski dybowski: Huang and Chen, 2010: 113; Bartolozzi et al., 2016: 75; Kim et al., 2019: 192. [subspecific status established]
사슴벌레가 처음 기록될 때쯤은 신종 기록의 대혼돈(?)의 시대였고, 또한 분류학자 간에 정보가 부족하고 형태적인 분류 위주라 최근에 와서도 원명을 찾아가거나 바뀌는 경우가 많다. 사슴벌레의 경우도 최초 기록이 후 이전에 등록된 일본의 L. maculifemoratus의 아종으로 취급받아왔으나 Huang and Che (2010)에 의해 일본종과 다른 별종으로 다시 원래의 학명을 찾게 되었다.
국명의 경우 '사슴벌레'가 정식명이지만 사슴벌레 전체를 칭하는 통칭이랑 동일하기 때문에 사슴벌레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걍사슴벌레', '참사슴벌레' 등의 여러 별칭을 가지고 있다.
야생 사슴벌레와의 첫 만남은 익사 직전 구조로 이루어졌다?
93년 여름 서태지의 하여가로 난리가 난 대학 2학년 여름방학에 신생 동아리인 딱정벌레 동아리인 비틀스는 춘천댐 근처에 어떤 저수지 근처로 텐트를 들고 정기 채집을 가게 되었다. 여길 어떻게 알아서 가게 된 지는 같은 과 나비 동아리인 모시나래에서 추천을 해준 것인지 기억이 나질 나지 않는다.
여하튼 여기서는 책에서 본 고기 트랩 야간 플래시 채집 등 기초적인 채집 법으로 멋쟁이딱정벌레, 줄딱정벌레, 폭탄먼지벌레 등 실컷 본 곳이기도 하다. 나중에는 줄딱정벌레는 처치 곤란할 정도의 양이 들어와서 동아리 라커룸에서 여름에 썩는 냄새가 진동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밤새 맥주를 마시며 하여가를 불러대던 동기들과 후배들 계곡 옆 산등선이를 수놓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나는 파파리반딧불이의 향연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잊어지지가 않는다.
여하튼 다음날 아침 일찍 근처를 두리번거리던 나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에서 미네랄을 흡즙 하던 은판나비를 발견하여 같이 간 모시나래 동기한테 자랑도 하고, 또 그 친구가 답례로 그 근처에서 대괴수급 넓적사슴벌레 수컷 시체를 주워줘서 흥분된 상태였다.
늦아점을 먹고 주간 채집을 떠나야 했는데 누군가는 남아서 텐트를 지켜야만 해서 내가 자원해서 남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낚시에도 관심이 많아서 낚싯대를 들고 간지라 밥풀을 이용해서 6월 중순 땡볕에 앉아 물고기를 잡아보겠다고 저수지에 찌를 드리우고 앉아있을 때였다.
먼가 물 저쪽에서 허우적거리는 생물체가(?) 보였다. 뭔가 한참 바라보니 곤충 같은 느낌이 들어 물고기는 잡히지도 않는 낚싯대와 바늘을 이용해서 여러 번 던져서 벌레를 낚아 보았는데 으잉(?) 사슴벌레 수컷이 아닌가! 너무 흥분되었지만 혼자만 남아서 우와 이게 웬 행운인가 하면서 그때만 해도 시력 2.0에 가까운 매의 눈으로 저수지 표면을 바라보았더니 뭔가 또 움직이는 녀석들이 보였다. 그 후 홍다리사슴벌레, 사슴벌레 수컷, 암컷 이렇게 여러 마리를 낚싯대로 낚았... (이때 유튜브 있었으면 떡상 영상이었을 텐데.... 하하)
이렇게 사슴벌레의 경우 주간에도 활동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낮에 보통은 이렇게 나무에 매달려서 낮에 붙어있다가 싸움이 일어나거나 조류의 공격을 받으면 나무 밑으로 떨어져서 생존력을 높이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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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근처라서 물로 떨어져 운 좋게도(?) 내가 낚시하던 곳은 살펴보니 계곡과 저수지가 만나는 지점이었는데 물살이 돌면서 내가 낚시하던 포인트로 부유물들이 모이는 곳이라 주변 참나무에서 떨어진 사슴벌레들이 이쪽으로 떠내려고 오고 있던 것이었다. 여하튼 한참 뒤 땡볕에 고생만 하고 곤충은 별로 못 보고 실망하고 온 동아리 크루들이 뭐 좀 잡았냐고 다가왔다. 나는 자랑스럽게 코펠 열어봐라 했고 그들은 물고기가 담겨 있을 줄 알았던 코펠 안의 사슴벌레들에 벙찐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다.
정상적인 등화 채집은 아니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불빛에서 최초로 만난 사슴벌레를 만났을 때는 복학 후 1996년 대학 곤충 동아리 여름 정기 채집 때 치악산 입구 드림랜드(놀이동산) 서치라이트 밑에 떨어져서 버둥거리던 수컷 암컷 개체였다. 그리고 자차라는 이동 수단이 생기고 사슴벌레를 본격적으로 채집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채집하고 목표종으로 삼은 것은 단연 사슴벌레(a.k.a 걍사)였다.
혼다 발전기가 생긴 후에는 매년 여름이 되면 강원도로 차를 달려 대형 사슴벌레가 날아오길 기다렸던 것 같다. 개인 최대 기록인 68mm는 몇 마리를 만났지만 그 이상은 보기 힘들었다. 이런 징크스는 사슴벌레를 좀 채집해 본 사람이라면 하나씩 가지고 있는 징크스가 아닐까???
등화로 초대형 사슴벌레가 날아오는 것은 운이 따라줘야 하지만 만약 6-8월에 산속을 누빈다면 더 큰 녀석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더위와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등화 채집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채집 방법으로 추천한다. 예전에는 산 밑에 가로등이 보통 수은등, 나트륨등, 메탈등으로 산에 사는 벌레들이 엄청나게 꼬여서 발전기가 없어도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자연친화 LED로 바뀌어 등화에 유인이 안되니 보통 섭섭한 게 아니다.
예전 벌레 선배님들이 "야 우리 때는 국립공원 안에서 막 불 켜면서 맥주 마시고 그랬어!"라고 했던 것처럼 요즘 벌레 하는 후배들에게 줍줍채집은 이제 추억의 채집 방법이 되었다.
산 중턱쯤의 신갈나무 군락이 있는 곳이라면 저지대는 보통 초여름(6월경)부터 수액에 나타난 사슴벌레를 만날 수 있다. 묽은 수액에 모이기 때문에 그런 포인트를 찾아 놓으면 단체도 만날 수 있다. 한 번에 10마리 이상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게 한스럽다.
백만 년 만의 사슴벌레 표본 정리
표본실에 수시렁이가 생겨서 전체 방제를 하는 김에 그간 밀렸던 표본 정리를 시작하였다. 박물관 운영하면서 표본을 만들어 여기저기 표본 상자에 막 담겨 있어서 전체 소팅을 시작하였는데 이게 거의 1년 프로젝트는 되어 보인다. 그리고 아직 전족이 안된 채집된 표본들까지 다 펴서 정리를 하려면... 생각만 해도 멀미가 난다... 크억
아마 가장 채집을 많이 한 스폿은 모교가 있는 곳이라 가장 친숙한 춘천산 사슴벌레들이다. 이곳은 서울에서 그나마 교통이 편리하고(?) 좋은 임도를 찾아서 거의 20년이 넘게 등화를 켰던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이제 임도 통제를 해서 운 좋으면 어쩌다 한 번씩 밖에 들어갈 수 없는 장소이긴 하지만 진짜 많은 사슴벌레를 채집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저온으로 조절이 안되는 사육실에서 산란 받는다고 세팅을 하지 않았으면 이곳의 사슴벌레 표본이 진짜 많았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제일 많지만...
아주 초반에는 왕사슴벌레 암컷들도 날아오곤 했는데 벌목을 크게 한 이후에는 왕사슴벌레는 더 이상 보지 못했다. 20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채집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는데 2000년 초반에는 거의 장수풍뎅이가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6월 초에 등화를 하여도 장수풍뎅이가 날아오니 기후 온난화(?)로 인한 장수풍뎅이 개체 수가 엄청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전 포스팅에도 소개 드렸던 춘천시보다는 더 위도가 높은 강원도산 사슴벌레들 표본이다. 경험상으로는 산지 해발 300m부터 해발 800m까지 사슴벌레가 많이 보이는 고도인 것 같다. 좌측 사진에서 왼쪽 양양산이 야생 개체로는 가장 큰 70mm 개체이고 (O범 후배님이 선물로 주심), 중간에 67mm 정도 되는 개체는 화천군의 개체이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몇몇 개체는 채집했을 때 그 당시 기쁨(?)과 추억이 아른거린다. 특히나 특정지역 개체는 큰 턱 내치 등의 변이도 있어 나중에 개체 모두를 비교하면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다음은 경기도 북부 산지의 개체들이다. 강원도에 비해 표본량이 초라한 것이 그만큼 채집도 몇 번 가지 않았고 일부 표본은 다른 후배가 채집해온 개체들도 있다. 그래도 몇몇 대형 개체는 야간에 플래시를 들고 산을 타서 채집한 개체들이라 애정이 간다.
대충 지역별로 소팅한 한 상자의 모습이다. 등화 채집 나간 횟수에 비해서는 단출한 한 상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냉장고에 아직 표본 하지 않은 표본들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이 안되기 때문에 걱정이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국산 곤충의 경우 본인이 직접 채집하지 않으면 별로 표본에 애정이 가지 않기 때문에 내년에는 남부 여러 곳에 가서 등화 해서 사슴벌레를 좀 더 많나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국내 사슴벌레만 보고 그냥 가기는 아쉬우니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어 하는 세계의 초대형 미형 두 개체들과 국내 사슴벌레 대형 개체와 비교(?) 사진을 올리면서 마무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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